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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 이야기/자미두수

거문성(巨門星)이 진술궁(辰戌宮)에 있으면 복일까, 화일까? ( 자미두수 격국 탐구 )

by 자미두수 월천 2025. 6. 20.

 

안녕하세요 월천 자미두수 입니다.

자미두수 격국(格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특히 '거문성(巨門星)'을 중심으로, 같은 별의 배치라도 어떤 경우는 좋게 설명이 나오고 어떤 경우는 나쁘게 설명이 되어 초보자의 입장에서는 해석의 어려움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서에서는 거문성을 '암성(暗星)'이라 하여 그 어두운 면을 강조하고, '돈후온량(敦厚溫良, 돈독하고 온화하며 어질다)'이라는 긍정적인 평가 외에는 대부분 흉한 의미로 설명합니다.

과연 거문성은 정말 그렇게 나쁘기만 한 별일까요? 정답은 "그렇지 않다"입니다. 모든 별은 본질적으로 중립적이며, 어떤 별과 함께하고 어떤 조건에 놓이느냐에 따라 그 역할이 극명하게 달라집니다. 오늘은 고서에 등장하는, 서로 상반된 두 가지 '거문성' 격국을 통해 그 비밀을 풀어보겠습니다.

흉(凶)한 격국: 진술응혐함거문 (辰戌應嫌陷巨門)

먼저, 《자미두수전서(紫微斗數全書)》에 등장하는 부정적인 격국부터 살펴보겠습니다.

辰戌應嫌陷巨門 (진술응혐함거문)

辰戌二宮安命值巨門失陷,主人做事顛倒,加殺主唇舌之非,刑傷不免更遇惡限尤。

(진술 두 궁에 명궁이 있고 거문이 실함하여 앉으면, 주인공은 일 처리가 뒤죽박죽이며, 살성을 더하면 입과 혀의 시비가 있고, 형액과 상해를 피하기 어려우니 나쁜 운을 만나면 더욱 심하다.)

이름부터 '진궁(辰宮)과 술궁(戌宮)에 함지(陷地)에 빠진 거문은 꺼려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함지란 별의 밝기가 어두워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 격국이 흉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거문성은 본래 '입'과 '소통'을 상징하는데, 함지에 빠져 어두워지면 긍정적인 소통 능력 대신 시비, 다툼, 오해 등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됩니다. 여기에 경양, 타라, 화성, 영성과 같은 살성(煞星)이 더해지면 그 흉의는 증폭됩니다.

말이 칼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결국 그 화가 자신에게 돌아와 관재구설이나 심지어 신체적 상해까지 입을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특히 고대에는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기에 '형상난면(刑傷難免)'이라는 무서운 표현을 사용한 것입니다.

길(吉)한 격국: 거문진술위함지신인화길녹쟁영 (巨門辰戌爲陷地辛人化吉祿崢嶸)

그런데 놀랍게도, 바로 그 《자미두수전서》에 이와 정반대되는 격국이 등장합니다.

巨門辰戌爲陷地辛人化吉祿崢嶸 (거문진술위함지신인화길녹쟁영)

辰戌巨門坐命本為陷地,如辛生人巨門化祿在辰,則酉祿暗合在戌,則酉祿夾命必主富貴,加殺非也。

(진술궁의 거문은 본래 함지이나, 만약 신년생(辛年生)이어서 거문이 화록(化祿)이 되어 진궁에 앉으면, 술궁에서는 유궁(酉宮)의 녹존(祿存)과 암합하고, 명궁이 술궁에 있으면 유궁의 녹존이 명궁을 도우니 반드시 부귀를 주관한다. 살성을 더하면 그렇지 않다.)

"거문성이 진술이라는 함지에 있더라도, 신년생(辛年生)은 화길(化吉)하고 녹(祿)을 만나니 그 기세가 뛰어나다"는 뜻입니다. 같은 위치의 거문이지만, 이번에는 '부귀(富貴)'를 논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걸까요?

핵심은 '조건'의 차이: 살성(煞星) vs. 길성(吉星)

두 격국의 운명을 가른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어떤 별을 만났는가' 입니다.

이 부분 때문에 자미두수의 공부는 14주성도 중요하지만 길성과 흉성의 조합을 잘 따져보아야 합니다.

  • 흉한 격국: 거문이 살성(煞星)과 화기(化忌) 를 만나 흉한 기운이 증폭되었습니다.
  • 길한 격국: 거문이 화록(化祿)과 녹존(祿存) 이라는 길성을 만나 거문의 장점이 더 쉽게 나타나게 됩니다.

신년(辛年)에 태어난 사람은 천간의 영향으로 거문성에 '화록(化祿)'이 붙습니다. 화록은 재물, 복, 원만한 관계를 상징하는 길성입니다. 어두운 거문이 화록을 만나니, 시비를 일으키던 입이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 황금의 입으로 변모한 것입니다.

게다가 신년생은 녹존(祿存)이 유궁(酉宮)에 위치하는데, 명궁이 진궁(辰宮)에 있으면 유궁과 암합(暗合)을 이루고, 명궁이 술궁(戌宮)에 있으면 유궁이 옆에서 돕는 '협(夾)'의 관계가 성립될 수도 있습니다.

즉, 함지에 빠진 거문은 그 자체로 불안정한 상태이지만, 살성을 만나면 불안감이 커지고, 화록과 녹존을 만나면 거문의 장점이 강하게 나타나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결론: 격국은 '별들의 조합' 을 확인해야 합니다

오늘 살펴본 두 격국을 통해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자미두수에서 하나의 별이나 하나의 격국만 보고 섣불리 길흉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격국에는 '별들의 조합' 이 존재합니다.

"거문이 진술궁에 있으면 흉하다. 단, 화록이나 녹존을 보고 살성을 보지 않으면 크게 길하다."

이처럼 격국을 공부할 때는 그 이름과 기본적인 의미에 더해, 그 격국이 성립하기 위한 '조건' 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효과를 반감시키거나 변질시키는 '예외 조항' 은 없는지 반드시 함께 살펴야 합니다.

또 이 부분들이 운의 흐름에 의해서 유년 별들로 완성이 되고 깨어지기도 하기에 유년의 흐름도 잘 살펴야 합니다. 자미두수를 공부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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